[시사e조은뉴스]윤진성 기자 =지난 6월 모교 숭실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성배 감독은 사랑하는 제자들이 한 명이라도 더 좋은 팀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
박성배 감독이 이끄는 숭실대는 14일 숭실대운동장에서 열린 건국대와의 2023 대학축구 U리그1 왕중왕전 8강전에서 정규시간을 1-1로 마친 후 승부차기 끝에 5-4로 준결승에 올랐다. 올해 2권역에서 16경기 무패(13승 3무)로 1위를 차지하며 왕중왕전 8강에 직행한 숭실대는 4권역 2위 건국대를 어렵사리 물리치고 왕중왕전 첫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숭실대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1명이 퇴장당하며 어려움에 봉착했고, 결국 후반 막판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2학년 골키퍼 백승민이 상대의 페널티킥을 두 차례나 막아내며 건국대를 따돌리고 준결승에 올랐다.
경기 후 박 감독은 “후반 초반 예상치 못한 퇴장이 발생했지만 선수들이 잘 대처했다. 비록 실점했지만 선수들이 150% 실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후반에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도 고비를 넘기는 것이 우리 선수들의 힘인 것 같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지난 6월 박 감독이 부임한 후 숭실대는 권역리그 9경기 전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U리그로만 따지면 이날 경기가 10연승이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사실 경기하기 전에 아홉수가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오늘 고비를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운의 파랑새가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했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기뻐하던 모습도 잠시, 박 감독은 숭실대 부임 이후 세웠던 목표가 잘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답하다 울먹거렸다. 그는 “숭실대에 부임하면서 선수들에게 ‘내가 너희들을 지켜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업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취업이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선수들이 취업의 산을 잘 넘어갔으면 한다”고 어렵게 말을 맺었다.
이날 승리에 대해서도 “선수들을 한 번 더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 이제 나를 받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요즘은 말수를 줄이고 있다. 선수들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며 “선수들에게 우승 짐을 지어주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 남은 두 경기는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선수들과 함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