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e조은뉴스]윤진성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A매치 3연승을 내달리며 산뜻한 기분으로 다음달 시작되는 월드컵 예선을 맞이하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친선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김민재와 황희찬의 연속골로 전반을 2-0으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 들어 네 골(상대 자책골, 손흥민, 이강인, 정우영)을 추가하며 경기장을 찾은 4만 2175명의 관중을 만족시켰다. 지난 13일 튀니지전에서 4-0 대승을 거둔 한국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부터 이날까지 A매치 3연승을 기록했다.
10월 A매치 2연전을 마친 한국은 다음 달부터 2026 FIFA 월드컵 2차 예선에 돌입한다. 한국은 당초 싱가포르vs괌 승자, 중국, 태국과 함께 C조에 속했다. 이날 싱가포르와 괌의 1차 예선 경기가 끝났는데 싱가포르가 합계 스코어 3-1(12일 1차전 2-1 승, 17일 2차전 1-0 승)로 승리해 최종 합류하게 됐다.
대표팀은 11월 16일 홈에서 싱가포르와 첫 대결을 펼치고 21일 중국과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후 내년 3월 21일 태국과 홈경기를 치른 뒤 닷새 뒤 다시 태국과 어웨이에서 맞붙는 2연전을 벌인다. 그리고 내년 6월 6일 싱가포르와 원정 경기 이후 11일 안방에서 중국전으로 2차 예선을 마친다.
2차 예선은 총 36개국이 참가해 4개 팀씩 9개 조로 나뉘어 진행한다. 각 조 1, 2위 팀이 3차 예선에 진출하며,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도 자동 획득한다.
2026 FIFA 북중미월드컵은 기존 32개국에서 늘어난 48개국 체제로 본선이 진행된다. 아시아 지역에 주어지는 본선 출전권은 8.5장이며, 총 4차에 걸친 예선을 통해 본선 직행 8개국과 대륙간 PO 진출 1개국이 결정된다.
이날 베트남전에는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로 꼽히는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오랜만에 동시에 선발로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두 선수가 함께 선발로 나선 것은 지난 3월 우루과이전(1-2 패) 이후 7개월 만이다. 6월 A매치에서는 손흥민이 스포츠탈장 수술 여파로 제대로 뛰지 못했고, 9월에는 이강인이 허벅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둘이 나란히 선발로 나서는 모습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손흥민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지난 튀니지전에 결장하면서 이날 출전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하지만 손흥민이 베트남전을 앞두고 정상 훈련을 소화한 끝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손흥민과 이강인이 경기 시작부터 호흡을 맞추게 됐다.
공격진은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에서 상대 골문을 노리고, 손흥민이 그 뒤에서 프리롤로 자유롭게 움직였다.
중원에는 황희찬(울버햄튼), 박용우(알아인), 이재성(마인츠), 이강인이 포진했다. 박용우와 이재성이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고, 황희찬과 이강인이 측면에서 상대 골문을 노린다. 지난 튀니지전 선발 명단에 올랐다가 왼쪽 허벅지 내전근에 불편함을 느껴 경기 직전 빠진 황인범(즈베즈다)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포백 수비진은 이기제(수원삼성),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현대)가 그대로 나왔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자비 없이 베트남을 몰아쳤다.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연결하기 위해 뛰어 올랐는데 공이 그의 어깨에 맞고 골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베트남을 몰아친 한국은 전반 26분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황희찬이 이재성의 스루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리어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가까운 골대 구석으로 낮게 날아가 꽂혔다. 이후에도 한국이 지속적으로 공격을 펼쳤으나 전반에는 더 이상 골이 나오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에 김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수비수를 모두 바꿨다. 김민재의 파트너로 김영권이 들어왔고, 좌우 측면에는 김진수와 김태환이 들어왔다. 후반 20분에는 황의조와 정우영도 들어왔다. 경기 전 “전반전이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간다면 후반전에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한 클린스만 감독의 말대로였다.
한국은 후반 6분 상대 자책골로 한 발 더 달아났다. 손흥민이 원투 패스로 골대 왼쪽까지 진입한 뒤 조규성을 향해 패스를 내줬는데 이를 막기 위해 태클한 베트남 수비수 몸에 맞고 골이 됐다. 활발히 움직였으나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손흥민은 후반 15분 황희찬의 패스를 깔끔히 마무리하며 마침내 골맛을 봤다.
손흥민의 추가골이 나온 직후에는 베트남 수비수가 손흥민을 막는 과정에서 레드 카드를 받아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이강인은 후반 25분 팀의 5번째 골을 왼발슛으로 멋지게 성공시키며 A매치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31분 김민재를 불러들이고 김주성을 투입하며 기존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동시에 새로운 선수를 테스트하는 과정을 이어갔다. 6장의 교체 카드를 일찌감치 모두 활용한 클린스만호는 남은 시간 동안 아시안게임 득점왕 정우영이 한 골을 추가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베트남전 티켓은 오후 2시에 매진됐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좌석은 총 4만 1천여석이다. 이로써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열린 2021년 9월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을 제외하고, 2018년 9월 칠레전, 2022년 6월 파라과이전에 이어 이날 베트남전까지 최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경기가 3회 연속 매진됐다.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6-0 베트남
득점 : 김민재(전5) 황희찬(전26) 손흥민(후15) 이강인(후25) 정우영(후41, 이상 대한민국) 보민쫑(후6 자책골, 베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