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FIFA 랭킹 17위)은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풋볼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0-2로 패했다.
한국은 전날 모로코를 6-0으로 완파한 독일(승점 3·골 득실 +6), 이날 승리한 콜롬비아(승점 3·골 득실 +2)에 이어 조 3위(승점 0·골 득실 -2)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오는 30일 오후 1시 30분 모로코와 2차전을 벌인다.
벨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서 4-1-3-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윤영글이 골문을 지켰고, 장슬기-심서연-임선주-김혜리가 백포를 구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추효주가 맡았고, 중원에는 조소현-지소연-이금민이 포진했다. 최전방에는 최유리와 손화연이 투톱을 이뤘다.
한국은 침투에 능한 최유리와 손화연을 투톱으로 활용하며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전반 8분 수비 진영에서 심서연의 프리킥이 전방에 있던 최유리에게 연결됐다. 최유리가 머리로 받은 공이 상대 수비를 맞고 다시 흘렀고, 중거리에서 바로 슛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10분에는 손화연이 나섰다. 전방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에게 왼발로 가격당했고,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지소연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거리를 좁히는 강한 수비로 콜롬비아를 압박했다. 특히 추효주가 상대 스트라이커 마이라 라미레즈를 전담 마크하며 공격의 길목을 차단했다. 전반 초반까지 공수에서 모두 안정적인 모습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전반 29분 아쉬운 선제골을 허용하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마누엘라 바네가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슛한 공이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심서연의 오른팔을 맞았다.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콜롬비아의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카탈리나 우스메가 왼쪽 하단으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0-1로 뒤진 한국은 10분 뒤 콜롬비아에 추가골을 허용했다. 전반 39분 린다 카이세도가 왼쪽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로 돌파했고, 중앙으로 이동한 뒤 오른발로 감아찼다. 골키퍼 윤영글이 손으로 쳐낸 공이 그대로 자신의 키를 넘기며 골문으로 향했다.
전반 추가시간 9분, 한국이 결정적인 찬스를 얻었다. 중원에서 조소현의 전진 패스를 받은 최유리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 있던 이금민이 헤더로 내리 꽂았으나, 상대 골키퍼가 막아냈다.
한국은 후반에만 공격수 네 명을 투입하며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후반 23분에는 조소현과 손화연을 빼고 박은선과 강채림을 투입했다. 후반 33분에는 최유리 대신 케이시 유진 페어, 후반 43분에는 추효주를 대신해 문미라를 넣었다.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케이시 유진 페어는 여자 월드컵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16세 26일)을 갱신했다.
그러나 계속된 공격에도 콜롬비아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만회골을 위해 분투했으나,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양 팀 모두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한국의 0-2 패배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