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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트] 마라탕 유행하는 한국, 中 산시 흑식초도 덩달아 판매 인기

시사e조은뉴스 | 기사입력 2023/07/23 [11:30]

[경제 인사이트] 마라탕 유행하는 한국, 中 산시 흑식초도 덩달아 판매 인기

시사e조은뉴스 | 입력 : 2023/07/23 [11:30]

(중국 타이위안=신화통신) 산시(山西)성 하면 사람들은 라오천추(老陳醋·중국의 흑식초)를 떠올린다. 라오천추는 '찌기, 발효하기, 훈연하기, 적시기, 말리기'의 5가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특히 산시성은 3천 년 이상의 식초 생산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산시 라오천추는 전통 기술을 유지하면서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술 도입으로 생산량 'UP'

 

식초는 원래 맛을 내는 조미용이지만, 산시성에서는 그대로 마시기도 한다.

 

산시성 칭쉬(?徐)현 멍펑(孟封)진에 위치한 진옌쥐(晋言居)식초업회사의 궈샤오둥(郭曉冬) 사장은 '마시는 식초' 상자를 꺼내 보이며 "이 산시 라오천추는 플라보노이드와 리구스트라진 등 몸에 유익한 물질이 풍부해 바로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품을 생산하기는 쉽지 않다. 순수 곡물 양조와 누룩 발효를 까다롭게 진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양조를 위해 1년 중 온도가 가장 적합한 계절을 선택해야 한다. 그 뒤로도 5년 동안 '겨울에 얼음을 건져내고 여름 햇볕을 쬐는' 과정을 거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마지막까지 남는 라오천추의 양은 처음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산시 사람들은 식초의 건강 효과를 오랫동안 인정해 왔다. 일부 식초 회사는 식초 건강 기능 식품과 약식동원(藥食同源)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쯔린(紫林)식초업회사 직원이 스마트화 양조 기계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쯔린(紫林)식초업회사는 자동화와 정보화로 양조 기술 수준을 향상시켰다. 쯔린식초업회사의 양조공장에는 전통 식초 공장에서 나는 매캐한 산성 가스가 없다. 30대의 스테인리스 기계가 24시간 가동되며, 몇몇 근로자들이 수시로 데이터를 확인할 뿐이다. 이는 회사가 개발한 '라오천추 스마트 양조 일체기'로 5대 공정 중 '발효, 훈연, 적시기'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기계다.

 

옌위펑(?裕峰) 쯔린식초업 부사장은 "장인의 경험과 기술을 데이터화하고 자동 감지 및 제어를 실현한 덕분에 전체 생산량을 10.2%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산시성 라오천추의 발원지인 칭쉬현의 연간 식초 생산량은 약 80만t(톤)에 달한다. 식초 산업사슬의 생산액은 65억 위안(약 1조 1천505억원)이며, 10만 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11일 쯔린식초업회사가 연구 개발한 식초 제품. (사진/신화통신)

◇문화적 의미 보태 부가가치 'UP'

 

여름이 되자 둥후(東湖)식초단지가 관광객들로 붐볐다.

 

"오늘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어요." 베이징사범대학 제2부속중학교 학생인 장톈허(張天赫)는 산시성 라오천추에 만두를 찍어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식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산시 라오천추의 전통적인 생산 기술과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선보이기 위해 산시라오천추그룹은 산업 관광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올해 상반기 둥후식초단지에 총 10만 명(연인원)의 방문객이 찾았다.

 

13일 베이징에서 온 학생들이 둥후(東湖)식초단지 안을 걷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식초와 관련한 각종 인기 제품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식초단지를 걷는 관광객들의 손에는 라오천추 아이스크림이 하나씩 들려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식초로 요리한 돼지고기나 생선, 호두 등도 인기다. 중추절(中秋節)·단오절과 같은 전통 명절에는 라오천추 월병, 쭝쯔(?子·대나무 잎에 싼 찹쌀밥) 등도 잘 팔린다.

 

산시 라오천추는 해외에도 수출되며 중국 식초 문화를 알리고 있다. 10년 넘게 중·한 무역을 해온 취안하이톈(權海天)은 "마라탕이나 훠궈 등이 한국에서 유행하면서 중국 식초에 대한 젊은이들의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1년에 1만 박스 넘게 판다"고 말했다. 산시성 라오천추는 미국·캐나다·호주·일본을 포함한 3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13일 둥후식초단지를 방문한 관광객이 기념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예쁜 디자인으로 인기 'UP'

 

산시성 라오천추는 오랫동안 유명했지만 산시성의 식초 산업에 있어 크게 눈에 띄는 브랜드는 없었다. 그러나 조미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은 식초 회사가 변혁을 모색하고 세분화된 시장을 겨냥하면서, 제품 디자인에서 포장까지 현대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중(晋中)시 위츠(?次)구에 위치한 산시하이린(海霖)식품회사 안, 작고 앙증맞게 포장된 식초가 기계에서 튀어나왔다. 많은 요식업 회사와 브랜드의 라면, 자체 가열 훠궈, 뤄쓰펀(螺?粉·우렁이 쌀국수)의 패키지 안에 들어갈 제품이다.

 

리아이창(李愛强) 회사 책임자는 원래는 대용량으로 포장된 라오천추를 생산했는데 2017년 시장을 겨냥해 소포장을 전문으로 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매출이 1천만 위안(17억7천만원) 이상에 달했다고 말했다.

 

조미료도 '예뻐야' 사랑받는다. 진옌쥐식초업회사는 전문 디자인 팀을 고용해 검보(?譜, 중국 전통극 속 배우의 얼굴 분장)를 제품 포장 디자인에 활용했다. 궈샤오둥 사장은 "조미료 포장에 대한 전통적인 인상을 깨고 젊은이들의 미학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11일 '칭쉬(?徐) 농촌 e-타운' 전시대. (사진/신화통신)

브랜드 구축은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1억5천만 위안(265억5천만원)을 투자한 중국 국가급 식초 제품 검사 연구 센터는 최근 칭쉬에 둥지를 틀었다.

 

온라인 쇼핑이 발전하면서 식초 기업들은 새로운 소매 마케팅 방법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류샤오강(劉小剛) 칭쉬현 식초산업발전연구센터 관계자는 칭쉬현에는 81개의 식초 관련 기업이 있지만 전자상거래 운영팀이 있는 기업은 10개 미만이라며, "정부가 주도해 만든 '농촌 e-타운 플랫폼'이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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