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U-17 대표팀이 21년 만의 U-17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마지막 길목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4강전에서 전반 31분 터진 백인우의 프리킥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우즈베키스탄을 1-0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8강전에서 태국을 4-1로 대파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티켓을 따낸 한국은 이제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한국의 결승 상대는 일본이다. 오는 7월 2일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벌인다. 일본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이란을 3-0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만약 한국이 결승에서 일본을 꺾으면 21년 만에 대회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한국은 1985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1986·2002)한 바 있다.
변 감독은 이날 경기에 태국과의 8강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이번 대회 4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명준(포철고)이 나섰다. 2선에는 양민혁(강릉제일고), 진태호(영생고), 백인우(용인시축구센터U18), 윤도영(충남기계공고)이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임현섭(매탄고)이 맡았다. 포백 수비진은 황지성(대건고), 고종현(매탄고), 강민우(울산현대고), 이창우(보인고)로 구성됐다. 골문은 홍성민(포철고)이 지켰다.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에서 우리를 3-2로 꺾었던 우즈벡은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한국은 지난 네 경기와 다르게 초반 점유율에서 뒤지며 수세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반 8분 양민혁의 슈팅이 나올 때까지는 제대로 볼을 잡지도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15분 이후 서서히 페이스를 찾아갔다. 전반 18분에는 윤도영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김명준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전반 23분에는 김명준이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왼쪽으로 빗나갔다.
팽팽하던 균형을 깬 건 대한민국의 세트피스였다. 백인우가 전반 31분 아크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프리킥이 수비벽 오른쪽을 통과해 바운드되며 골대 구석을 갈랐다. 지난 태국전에서 강민우의 헤더골을 프리킥으로 도운 백인우는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결정을 지으며 대회 3골째를 기록했다.
선제골 이후 한국의 기세가 완전히 살아났다. 전반 막판에는 마치 반코트 경기를 하듯 우즈벡을 일방적으로 몰아쳤다. 전반 추가시간 윤도영이 문전에서 시도한 왼발 발리슛은 아쉽게도 수비수 맞고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은 1-0으로 끝났다.
후반 들어 잠시 주춤했던 한국은 세트피스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백인우는 후반 6분 다소 먼 거리에서 골문을 향해 프리킥을 찼다. 미처 슈팅을 예상하지 못한 우즈벡 골키퍼가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백인우의 프리킥을 간신히 쳐냈다. 이후 윤도영이 두 차례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잡았으나 한 번은 골대를 강타했고, 또 한 번은 상대 골키퍼에게 걸리고 말았다.
계속된 공세에도 추가골에는 실패한 한국은 후반 막판 우즈벡의 공세에 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성민 골키퍼의 선방과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한 골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