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뒤늦은' 보안점검·내부 전수조사…북한 해킹·채용의혹 확산일로與압박에 국정원 참여 점검 수용…北해킹 사실로 드러나면 공정성 타격 우려특혜채용 특별감사에도 추가 의혹 제기…전현직 간부 수사대상 될수도
북한 해킹 의혹과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3일 국가정보원이 참여하는 보안점검을 수용하고 채용 관련 내부 전수조사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압박에 따른 것이지만, '뒤늦은' 수습에도 의혹은 계속 번져나가는 양상이다. 특히 채용 의혹의 경우 전현직 간부들 대상 수사로도 이어질 수 있어 파장이 주목된다.
선관위는 이날 "범국가적으로 북한의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법률상 정보보호기관인 국정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3자 합동으로 보안 컨설팅을 수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무총장·사무차장 및 제주도 상임위원(1급)의 자녀 경력경쟁채용과 관련해 현재 특별감사위원회를 구성해 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5급 이상 공무원의 자녀 경력채용 사례도 전수조사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애초 기관 독립성·중립성 문제로 국정원 보안점검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직원 자녀 경력채용 전수조사 요구에도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 방문 등 여당의 강한 압박에 결국 입장을 선회했다.
선관위 보안점검은 선관위, 국정원, KISA가 구성하는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보안점검 결과 북한 해킹과 선관위의 부적절한 대처에 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선거 관리 공정성에도 물음표가 붙어 여권 일각서 제기돼온 '부정선거 논란'이 다시 번질 수도 있다.
당장 2020년 4·15 총선 부정선거론을 제기해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의혹을 고리로 북한의 선거인 명부 조작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자녀 특혜채용 의혹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선관위의 전수조사 착수 사실이 알려진 이날에도 퇴직한 세종시선관위 상임위원 자녀, 현직 3급 직원 자녀가 선관위에 경력채용됐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졌다.
선관위는 일단 내부 특별감사위를 통해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별감사위는 국민의힘 추천 중앙선거관리위원인 조병현 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전 감사원 고위 간부와 현직 언론인 등 외부 위원 2명, 시도선관위 상임위원과 사무처장 등 내부 위원 2명, 실무자까지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특별감사위는 현재 박찬진 사무총장·송봉섭 사무차장·제주 상임위원 등 3명의 자녀 경력채용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사무처의 전수조사 중 직원 자녀 경력채용 사례가 더 나올 경우 이를 감사 대상에 추가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자체 감사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감사원 감사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아빠 찬스 '셀프 결재'가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제 식구 감싸기 '셀프 감사'를 과연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선관위는 "감사 결과 미흡한 점이 있는 경우 수사기관 수사도 고려하고 있다"며 "특별감사와 별도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자녀 채용 관련 인사자료 제출 요청이 있어 이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부정 채용이 있었는지 수사가 시작된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감사원 감사에 대해서는 기관 독립성 침해 우려가 있다며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미 일부 시민단체는 선관위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향후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사무총장 등 간부들이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선관위의 과거 선거법 위반 관련 조사나 '편파성 논란'까지 다시 조명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선관위는 작년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이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긴다'는 문구를 투표 독려문구로 사용하려 하자 "특정 정당(후보자)을 쉽게 유추할 수 있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라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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