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사고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후진국형 대형 참사다.
공사현장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를 덮쳐 무고한 시민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는 참혹하다. 해외토픽이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어처구니 없는 참사다.
정확한 사고원인과 책임소재는 향후 수사과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은 법적·도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책임론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질적 오너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10일 광주 현지로 내려가 붕괴 사고에 고개를 숙였다. 이날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 회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수습과정과 조사 결과에 따라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나서 광주 건물 붕괴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정한 책임 소재 규명을 주문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10일 오전 10시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고 원인은 합동조사단의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인재(人災)였다"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과 함께 철저하게 사고원인을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고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건설업체들의 안전불감증과 하청·감리 관련 문제가 시정되도록 정부와 국회에 제도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이번 사고는 명백하게 중대한 시민재해다"며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중대재해법'에 준하는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주 건물 붕괴사고로 최근 건설사들이 필사적으로 벌이고 있는 안전경영 노력도 평가절하 받고 있는 분위기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내년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민 여론이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안전경영 노력도 허사가 될 위기에 있다”고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정몽규 회장이 이번 사고로 응당한 법적 책임을 져야 되며 3연임하고 있는 축구협회장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사현장에서 기본적 룰을 지키지 않은 시공사 수장이 한국축구의 대표 얼굴인 협회장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몽규 회장에 대한 문책론은 붕괴사고의 조사과정을 거치면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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