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신화통신) "청두(成都)에 온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여기 사람들은 매우 낙천적이라서 웃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웃음은 전염돼 우리 팀에 많은 에너지를 주고 있습니다." 중국 슈퍼리그 소속 청두 룽청(蓉城)FC를 이끌고 있는 서정원 감독의 말이다.
그는 훈련일마다 청두 룽청 구단의 싼성(三聖)향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센터 안은 푸른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고 경치가 좋아 마치 큰 공원 같다. 선수들은 잔디밭이 짙게 깔린 경기장을 질주하며 열정과 땀을 쏟았다. 경기장 밖 도로변에는 주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선수들의 훈련을 구경했다.
한편은 선수들의 늠름한 모습, 한편은 부채를 흔들며 차를 마시며 선수들의 훈련을 구경하는 시민들...이 같은 모습을 본 청두 룽청FC 팀원들은 "축구에 진심인 청두인"이라며 감탄한다.
축구를 좋아하고 존중하는 이런 분위기는 팀이 분발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 감독은 "꾸준히 노력해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70년생인 서 감독은 한국 태생으로 세 차례의 월드컵과 1992년 올림픽, 1996년 아시안컵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한 한국 축구계를 대표하는 선수다.
은퇴 후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프로축구 지도자 자격증을 땄고 유럽으로 여러 차례 건너가 선진 축구를 배웠다. 이어 지난 2021년 1월 1일 청두 룽청FC 감독으로 취임했다.
훈련장에서 서 감독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웃지 않으며 진지한 태도로 임한다. 다만 훈련장 밖에선 독서와 음악감상을 즐기며 친근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중국 고전문화 애호가이기도 하다.
"여가 시간엔 공자와 관련된 책을 읽는 걸 매우 좋아합니다. 붓글씨도 자주 연습하고 있죠. 이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옛 중국인들의 지혜를 통해 선수들을 격려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서 감독의 말이다.
그는 공자 등 중국 고대 사상가들의 책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특히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군자태이불교'(君子泰而不驕·군자는 의젓하나 교만하지 않다) 등 명언을 깊이 새기고 선수들을 지도한다고 덧붙였다.
서 감독은 "우리는 지금 약간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겸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배우고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성적은 말로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솔선수범해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라운드에서 당신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현재 청두 룽청FC는 2023 시즌 중국 슈퍼리그에서 5승 5무 무패로 승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창단 5년 만에 중국 슈퍼리그에서 2년간 활약하고 있다. 현재 청두 룽청 축구팀은 아직 강팀은 아니며, 갈 길이 멀다.
"그라운드에서 흘린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서 감독의 확고한 이념이다.
서 감독은 "몇 년 전 청두 축구가 전성기를 맞이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 이 팀을 데리고 더 많은 노력을 통해 청두 축구가 다시 한번 우뚝 일어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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