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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음료가 아닌 체험을 맛본다...혁신 속 성장 중인 中 '커피 한 잔'의 경제

시사e조은뉴스 | 기사입력 2024/01/17 [14:15]

[투데이 포커스] 음료가 아닌 체험을 맛본다...혁신 속 성장 중인 中 '커피 한 잔'의 경제

시사e조은뉴스 | 입력 : 2024/01/17 [14:15]

(베이징=신화통신) 최근 수년간 중국 커피 시장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관련 소비·산업·시장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향긋한 '커피 한 잔의 경제'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움'에 기반한 빠른 발전

 

25㎡ 규모에 좌석은 없는 이곳, 베이징 싼위안리(三源里) 채소시장에 자리한 작은 커피숍이 손님들로 가득하다. 소문을 듣고 이곳을 방문한 밍밍(明明·27)은 오마카세 커피를 주문했다.

 

추출하고 나누어 담으며 다양한 맛의 커피 원두를 돌아가며 브루잉한다. "이건 겨울 우드향이 나네요." "맞아요, 다크 로스팅한 원두예요." 마치 미니 커피 시음회가 열린 듯, 직원과 손님이 커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Grid Coffee 싼위안리(三源里)점. (사진/신화통신)

이곳은 중국 커피 체인 Grid Coffee의 매장이다. 1년여 전만 해도 커피차에서 블랙 커피를 판매했지만 이제는 2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더 많은 도시에 진출해 150~2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Grid Coffee의 성장은 중국 커피 시장의 빠른 발전세를 반영한다.

 

인스턴트, 핸드 드립, 캔, 드립백 등 다양한 커피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상하이의 융캉루(永康路), 광저우(廣州)의 둥산커우(東山口), 베이징의 둥쓰(東四) 등 '커피 거리'가 조성된 도시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중국 커피 시장의 성장은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다. 중국의 연간 커피 원두 소비량은 30만t(톤)에 육박하고 연간 커피 수출입 무역 총액은 약 50억 위안(약 9천200억원)에 이른다. 커피류 기업 수는 22만여 개, 연평균 커피 소비 증가율은 15%가 넘는다.

 

중국체인경영협회의 보고서에는 커피가 2022년 평균 투자 금액이 가장 높은 체인 식음료 기업 하위 카테고리 중 하나로 나타났다.

 

◇'수입품'의 '현지화'

 

베이징에서 구이양(貴陽)으로 출장 온 예(葉)씨는 길거리 음료 가게에서 추천 문구를 보고 '자리(刺梨·바늘까치밥나무 열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장향(醬香) 라떼, 유자 아메리카노, 하얼빈(哈爾濱) 둥리(凍梨·얼린 배) 커피, 시후(西湖) 룽징(龍井) 라테, 커피 밀크티, 커피 과자...커피의 변신이 놀라울 정도다. 커피에 '젊음' '트렌드' 등이 더해지며 커피 소비가 기능적 수요에서 품질 경험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커피 맛의 '혁신'외에 커피의 고유한 사교적·문화적 속성을 바탕으로 더 고급화·개성화·현지화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시멘트 공장을 개조한 향촌 도서관에 손오공, 조롱박 꼬마(葫蘆娃), 검은 고양이 경장(黑?警長) 등 고전 중국 만화 캐릭터들이 전시돼 있다.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의 한 중국 만화 테마 커피숍에는 매주 주말마다 1천~2천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커피와 중국 만화 캐릭터 모두를 아름다운 자연으로 끌어오고 싶었습니다." 커피숍의 청년 창업가 천저(陳喆)는 커피, 중국 만화, 아름다운 향촌이 색다른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커피+북카페' '커피+캠핑' '커피+꽃집' '커피+여행' 등 새로운 업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메이퇀(美團)·다중뎬핑(大?點評)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커피+서점' 관련 리뷰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고 커피숍 공동구매 주문 건수는 400% 넘게 증가했다.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 우푸(伍浦)촌 어업·농경문화원의 타오완리(陶灣里) 향촌 커피숍에서 일하는 직원. (사진/신화통신)

윈난(雲南)성 푸얼(普?)시에서는 일일 '커피 투어'가 유행이다. 낮에는 커피 농장에서 커피 생두를 따거나 커피 지식과 문화를 배우고 저녁에는 역사 옛 거리의 커피숍에서 여유를 즐기는 방식이다. 

 

해외에서 유입된 커피가 중국의 다채로운 지방색과 어우러져 '현지화'하면서 커피 소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작은 원두'에서 파생된 '큰 시장'

 

중국의 커피 수요와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사슬의 역량이 더욱 강화됐다. 중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라바차는 상하이에 중국 첫 매장을 오픈했다. 아시아 최초 매장이다. 미국 블루보틀은 초기 단계부터 상하이에 전문 로스팅 공장을 설립했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차이나 커피혁신단지가 '생두에서 커피'에 이르는 산업사슬 업·다운스트림의 완전한 폐쇄루프를 형성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자체 커피 산업도 발전을 이어가며 산업사슬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겨울 오후, 윈난성 푸얼시의 샤오아오쯔(小凹子) 커피 농장에서 랴오슈구이(廖秀桂)가 커피 원두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그는 커피 사업에 30년 넘게 몸담고 있다.

 

샤오아오쯔(小凹子) 커피 농장에서 재배한 커피 생두. (사진/신화통신)

"예전에는 모두가 원자재 판매에 주로 의존했고 전반적으로 이익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랴오슈구이는 국면을 개선하기 위해 고급 커피 원두를 취급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농장의 인기가 높아져 여러 지역에서 커피 애호가들이 커피를 맛보고 구매하며 재배지와 가공 공장을 참관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중국 최대 커피 생산지인 윈난성은 중국 커피 생산량의 98%를 차지한다. 최근 수년간 윈난성은 고급 커피농장 건설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고급 커피 생산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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