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e조은뉴스]윤진성 기자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1-4로 대패했던 북한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값진 승점을 따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FIFA 랭킹 20위)은 29일 중국 샤먼 이그렛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북한(랭킹 제외)과의 2024 파리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2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 26일 1차전에서 태국을 10-1로 대파한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골득실 +9)을 기록했다. 북한도 승점 4점(1승 1무, +1)으로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한국이 조 선두를 유지했다. 한국은 다음달 1일 중국과 최종전을 벌인다.
난적 북한과 비기면서 한국의 최종 예선 진출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만약 한국이 최종전에서 중국을 꺾는다면 북한-태국전 결과에 따라 조 1위를 할 수도 있다. 중국을 이기면 조 2위가 되더라도 승점이 7점이나 되기 때문에 다른 조 2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할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올림픽 2차 예선은 12개 팀이 4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위 세 팀과 2위 세 팀 중 성적이 가장 좋은 한 팀까지 총 4개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해 아시아에 할당된 올림픽 본선 티켓 2장을 노린다.
벨 감독은 지난 태국전과 달리 북한을 상대로는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강채림(인천현대제철)이 빠지고 이영주(마드리드CFF)가 들어오면서 변화를 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영주는 이날 센터백으로 나섰다.
골문은 김정미(인천현대제철)가 지키고, 스리백은 심서연(수원FC)-이영주(마드리드CFF)-김혜리(인천현대제철)로 구성됐다. 양쪽 측면에는 추효주(수원FC)와 이은영(세종고려대)이 포진했다. 중원에는 장슬기(인천현대제철), 지소연, 전은하(이상 수원FC)가 출전했고, 최전방 투톱은 지난 태국전에서 나란히 해트트릭을 기록한 천가람(화천KSPO)과 케이시 페어(무소속)다.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1승 3무 16패로 절대 열세인 북한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강한 압박으로 북한의 패스 전개를 방해했다. 아시안게임 8강에서 1-4로 무너졌던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태극낭자들은 다부지게 뛰었다.
전반 11분 만에 지소연이 아크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리며 북한의 골문을 노렸다. 이날 지소연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으나 최전방 투톱과 같은 위치까지 올라서며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동시에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지소연은 전반 중반에는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으나 이는 골대 오른쪽으로 비켜갔다.
북한은 세트피스와 공중볼 위주로 한국을 공략했다. 전반 23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북한 리종금이 페널티 에리어 정면에서 오른발로 때렸으나 골키퍼 김정미가 몸을 날려 쳐냈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 들어 북한의 공세가 더욱 매서워졌다. 후반 11분에는 북한 홍송옥이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슛을 때렸으나 김정미의 선방에 걸렸다.
벨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후반 6분 만에 케이시 페어 대신 손화연을 투입한 벨 감독은 후반 중반 이금민과 강채림을 동시에 투입했다. 후반 막판에는 수비수 이은영 대신 공격수 문미라까지 투입돼 상대 골문을 노려봤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할 뻔한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결국 한국은 북한의 파상공세에도 실점하지 않으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