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16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페루와 A매치 친선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페루 대표팀의 역대 상대 전적은 1무 1패로 한국이 밀린다. 가장 최근 수원에서 열린 2013년 8월 친선경기에서 양 팀은 0-0 무승부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3월 콜롬비아전과 비슷한 양상이 될 것 같다. 페루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난 3월 소집과는 차이점이 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고 1주일 전부터 파주에서 준비했고, K리그 선수들은 시즌 중이라 뒤늦게 합류했다. 선수들의 몸상태와 준비상태 모두 다르지만, 3월의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번 대표팀은 실질적인 클린스만호 1기로 꼽힌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콜롬비아, 우루과이와 A매치 2연전 후 국내외를 오가며 대표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이번 소집 명단에는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독일), 박용우(울산현대), 안현범(제주유나이티드), 홍현석(KAA헨트, 벨기에) 등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연전을 통해 이들을 점검하고, 부임 후 첫 승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대표팀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먼저 시즌 종료 후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은 캡틴 손흥민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수비의 핵’ 김영권(울산현대)과 김민재(나폴리)의 센터백 조합도 볼 수 없다. 김영권은 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명단에서 일찌감치 제외됐고, 김민재는 15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은 몸상태로 인해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적어도 벤치에서 함께할 것이다. 내일까지 상황을 봐야 하고, 조금이라도 출전할 수 있는 희망을 보고 있다”며 “대표팀에서는 지속성과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 수가 적어서 지속성을 보여주는 데 어려움은 있지만, 옆에 있는 김승규를 비롯해 함께하는 선수들의 리더십을 통해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을 대신해 골키퍼 김승규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승규는 “새로운 수비 명단과 경기를 뛰게 된다. 아시안컵 같은 대회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바뀐 멤버와도 호흡을 잘 맞추며 무실점 경기를 치르겠다. 훈련에서 충분히 잘하는 선수들이니, 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끝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20세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했고,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예정돼있다. 어린 선수들이 A대표팀에 걸맞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아시안컵을 앞두고 경쟁은 시작됐고, 이번 명단에도 어린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모든 선수가 카타르를 향한 열망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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