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결승전에서 신평고에게 패배하고 아쉬워서 잠을 못 잤었다. 그때 기억을 반복하지 않으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김래현 감독이 이끄는 경북자연과학고는 25일 오전 경북보건대학교에서 펼쳐진 제47회 문체부장관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수원공고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창단 3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김래현 감독은 “작년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심기일전해서 더 세밀하게 지도했다”며“힘든 과정이었을 텐데 선수들 모두 열심히 따라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우승해서 너무 기쁘고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말했다.
경북자연과학고가 정상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북자연과학고는 조별 예선에서 보인고, 수원고가 속한 ‘죽음의 조’에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김 감독은 “예선부터 죽음의 조에 속했고, 보인고라는 강팀을 3-0으로 잡고 올라왔다. 어려운 경기였는데 첫 고비를 잘 넘겨 본선에 진출했던 점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북자연과학고는 문체부장관기 결승에 진출했지만, 신평고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8강에서 신평고를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4강에서는 대구대륜고에 2-1 승리를 거두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작년 결승전에서 신평고에게 패배를 당하고 아쉬워서 잠을 못 잤었다. 그때의 기억을 반복하지 않으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결승전에서 경북자연과학고는 수원공고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김래현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윤성을 팀의 핵심 선수로 꼽았는데, 주장 이윤성은 결승골을 기록하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 감독은 “전술, 포메이션은 대륜고와의 4강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전반전에 주문했던 플레이들이 나오지 않았고, 결승전이다 보니 선수들이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면서 ' 그래도 주장 이윤성 선수의 활약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앞으로 조금 더 보완하면 다음 대회에는 더 쉽게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우리 팀 훈련이 전국에서 제일 힘들다고 소문났다.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잘 이겨내 줘서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노력하면 대가는 반드시 따라온다는 걸 느꼈다”며 “내년과 내후년에는 선배들이 한 걸 보면서 후배들의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다. 모든 선수에게 열심히 해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결승전이 펼쳐진 경북보건대는 경북자연과학고의 홈경기장이나 다름없었다. 교복을 입고 응원 온 경북자연과학고 학생들부터 북을 치며 응원하는 학부모님까지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김 감독은 “학부모님들, 선생님들, 학생들까지 오늘 우리를 응원하러 와줬다. 학교에서 우리 축구부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잘 만들어 주신다”며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더운 날씨에 응원하러 와준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우리 팀은 3년 차이기 때문에 신생팀에 가깝다. 앞으로 지속성이 중요하다”며 “꾸준한 성적을 가져와, 축구 명문 고등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