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신화통신) 두 경기 연속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100위 이상 높은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기분은 어떻습니까?
기자의 질문에 스물한 살의 김가람 선수는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충분히 준비했기에 자신 있었다고 강조했다.
6일 오전(현지시간) 김가람 선수는 FISU 경기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중국 타이베이(台北)팀의 쑹숴윈(宋碩蕓)을 21-9, 21-18로 꺾었다. 쑹숴윈은 여자 단식 세계 랭킹 28위, 김가람은 152위다.
금메달 소식이 없던 날, 배드민턴 경기장 공동 취재 구역에는 기자가 몇 없었다. 막 경기장을 나선 앳된 한국 선수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놀라 고개를 돌렸다.
"국제대회는 처음이에요. 확실히 강한 상대라 제가 스매싱 같은 기술을 최대한 많이 시도하다 보니 범실이 나오기 시작했죠. 하지만 계속 스스로를 다독이며 공격을 이어갔고 컨디션도 잘 받쳐줘서 결국 이렇게 승리했습니다."
김가람은 경기 전에는 4강 진출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고작 반나절 후, 한일장신대에서 온 이 '자신감 넘치는' 어린 선수는 다시 꿈을 이뤘다.
이날 밤 준결승에서 김가람은 세계 랭킹이 쑹숴윈보다 10위 높은 장이만(張藝曼)을 상대로 단 2세트 만에 승리를 거머쥐며 결승에 진출했다. 귀가 얼얼해질 정도로 상대편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가득한 경기장에서 김가람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가람은 서브와 득점 상황에서 기합을 넣으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경기 종료 후 곧바로 공동 취재 구역으로 달려가 취재진을 기다리는 김가람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고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어요. 상대방의 경기 동영상을 찾아보면서 경기 운영 방식을 연구했습니다. 거기에 오늘 컨디션도 좋았고 범실이 적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김가람 선수의 설명이다.
김가람은 7일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한웨(韓悅)와 맞붙는다. 김가람은 더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를 하고 싶다며 앞으로 다른 국제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준비로 늘 긴장 상태였던 김가람은 FISU 경기대회 선수촌의 문화 교류 활동을 제대로 체험할 시간이 없었다. 김가람은 청두(成都)의 명물인 훠궈와 판다가 제일 기대 된다면서 경기가 끝나면 청두의 현지 문화를 경험할 시간이 많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우상이 누구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김가람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럼 좋아하는 운동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김가람은 역시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나서 마치 모두를 위로하려는 듯 한마디를 던졌다.
"제 어머니도 운동선수 출신입니다. 제 마음속에선 저희 어머니가 가장 위대한 선수예요."
<저작권자 ⓒ 시사e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포토&TV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