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상하이는 반도체 칩, 소프트웨어 등 자동차의 '브레인'을 공급하고,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는 '심장' 역할을 하는 동력 배터리를 공급한다. 남쪽으로 200여㎞ 내려간 저장(浙江)성 닝보(寧波)는 '바디'를 완성시키는 일체형 다이캐스팅 머신을 공급한다.
창장(長江)삼각주 산업 클러스터 협동 발전으로 신에너지차 완성차 공장은 자동차로 4시간 거리에서 필요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 지역 '4시간 산업권' 형성에 따른 산업 강점 세 가지를 함께 살펴보자.
◇산업 집적 효과, 신에너지차 강국 이끄는 핵심
자동차는 한 나라의 제조업 역량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그중 신에너지차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환 및 녹색 성장의 중요한 방향이다.
중국은 신에너지차 생산 및 판매 분야에서 8년 연속으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4시간 산업권'은 바로 중국 신에너지차 비상의 축소판이다.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705만8천 대를 기록했다. 그중 창장삼각주의 상하이?장쑤?저장?안후이(安徽) 등지의 생산량은 약 290만 대로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에서 장쑤성 창저우는 지난해 중국 동력 배터리 생산?판매량의 5분의 1을 담당했다.
"창저우에서 생산하는 동력 배터리로 연간 신에너지차 100여만 대를 제조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신에너지차 10대 중 1대가 창저우산 배터리를 탑재한 셈입니다." 옌더췬(嚴德群) 창저우시 공업정보화국 국장의 말이다.
하나의 동력 배터리를 생산하기까지 총 32개 주요 단계를 거친다. 창저우는 자체적으로 31개 단계를 커버할 수 있어 산업망 완성도가 97%에 이른다.
산업망이 구축되자 완성차 제조도 활성화됐다.
약 40㎞ 떨어진 거리에 각각 자리한 창저우 대표 자동차 업체 비야디(BYD)와 리샹(理想·Li Auto)의 올 상반기 생산량은 27만 대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10여 개 세부 업종의 3천여 개 관련 제조업체가 이곳에 밀집해 있다.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는 자동차 산업 발전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4시간 거리의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됨으로써 근거리 부품 조달이 가능해졌다. 이에 운송 원가를 대폭 낮추고 공급 시스템의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 생산 계획에 따라 즉시 주변 기업에서 필요 부품을 수시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부품 현지화율은 95% 이상이다. 현재 60개 중국 공급업체가 테슬라 글로벌 공급업체 시스템에 합류했다.
'4시간 산업권'에 속한 장쑤성엔 동력 배터리 및 관련 중점 기업이 140개 이상 포진해 있다. 저장성 역시 원저우(?州)?타이저우(台州)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벨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안후이성엔 완성차-배터리-전기기계-전기제어 등 전체 산업망이 이미 형성됐으며 완성차-부품-애프터마켓 구도가 자리 잡았다.
◇선진 제조, 자동차 산업 전환 이끌어
'4시간 산업권'에 속하는 닝보시 베이룬(北崙)구엔 자동차 및 핵심 부품 관련 규모 이상 기업이 110개 넘게 있다. 지난해 이들의 공업 생산액은 1천억 위안(약 17조8천억원)을 초과했다.
베이룬구는 신에너지차 경량화 혁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전통적인 자동차 공정은 스탬핑-용접-도장-조립 등 4단계로 이뤄져 부품 조립이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지난 2020년 한 신에너지 완성차 기업이 일체형 다이캐스팅 머신을 도입한 후 스탬핑과 용접 과정을 통합시켰다. 이로써 70여 개 부품이 1개로 줄고 중량도 13% 감소됐다.
황사오제(?少杰) 닝보시 베이룬구 경제정보화국 부국장은 "우수한 주조 기술을 바탕으로 베이룬이 신에너지차 경량화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다수 기업이 테슬라 공급망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웨이라이(蔚來·NIO)·샤오펑(小鵬·Xpeng)·창안(長安)·볼보 등 자동차 기업 역시 일체형 다이캐스팅 공법을 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체형 다이캐스팅 공법이 자동차 제조 혁명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협업의 새로운 모델 창출, 혁신에 날개 달아
장쑤성 리양(?陽)시엔 중국과학원 물리소 창장삼각주연구센터가 있다. 5년 전 연구센터가 이 현급시에 자리 잡을 당시 다수의 원사와 연구원은 과학기술 성과 전환과 프런티어 기술 연구개발에 방점을 두었다.
중국과학원 소속 뤄페이(羅飛) 박사는 "이곳에서 산학연 연계가 가능하다"며 몇 년 전 리양에 온 후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신형 실리콘 음극재 등 연구개발에 힘써 이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사 상당수가 현지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구센터 주변에 10여 개 공급업체가 있다"며 "연구센터가 리양에 자리 잡은 후 뒤따라온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4시간 산업권' 형성으로 혁신에 날개를 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공급망 혁신 역시 '4시간 산업권'의 장점으로 꼽힌다.
쑹팅팅(宋亭亭) 화타이(華泰)증권연구소 자동차 업계 수석연구원은 "4시간권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면서 완성차 업체나 공급 업체의 소통 비용, 협업 설계, 테스트 효율성 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슝빈첸(熊斌謙) 장쑤성 공업정보화청 산업전환업그레이드처 처장은 "산업 공급망이 불안정하던 시기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 산업기지인 장쑤성은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SAIC), 테슬라가 장쑤성 자동차 부품 기업과 물류 운송 채널을 열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망이 확장됨에 따라 승수효과가 1대10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즉 자동차 각 단계에서 1개가 생산될 때마다 국민 경제 각 단계에서 10개 추가 생산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신에너지차 산업의 융합 발전이 중국 경제 전반에서 확실한 견인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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