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신화통신) 화창한 여름 중국 홍콩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 이곳을 찾은 많은 관광객이 리샤오룽(李小龍?이소룡, 브루스 리) 동상 앞에 걸음을 멈춰 섰다.
올해 7월 20일은 중국의 전설적인 액션 스타 리샤오룽이 사망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리샤오룽은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계에 중국 쿵푸(功夫)와 그 배경이 되는 문화와 철학을 알렸을 뿐 아니라 'Kung Fu'라는 단어가 영어 사전에 등재되는 데 일조했다. 그가 쿵푸 영화에서 보여준 중화 문화의 자신감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세계 각지에서 온 영화 팬들은 리샤오룽의 동상을 찾아 헌화했다. 2m에 달하는 리샤오룽 동상은 그의 생애 마지막 영화인 '용쟁호투(龍爭虎?)' 속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 신용무(申勇武)씨는 동상처럼 상의를 벗고 검은색 바지를 입은 채 동상의 제스처를 따라했다. 그는 "아홉 살 때부터 리샤오룽을 좋아했고 그때부터 중국 쿵푸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온 패트릭 웨버는 동상 앞에서 25년간 소장해 온 '용쟁호투' 포스터를 꺼내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가 가져온 두꺼운 앨범에는 50여 년간 이어온 '팬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는 "리샤오룽의 인생철학을 좋아한다"며 "그가 보여준 다원화된 문화는 바로 세계에 필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야오창(黃耀?) 리샤오룽 팬클럽 회장은 "리샤오룽이 연기한 쿵푸 영화가 중국인을 향한 많은 외국인의 시선을 바꿔 놨다"고 말했다.
최근 리샤오룽의 고향인 홍콩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기념행사가 연일 이어지며 그로 대표되는 중국 쿵푸 문화의 오랜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얼마 전 홍콩 문화박물관에서는 '리샤오룽-클래식은 영원하다' 전시회가 열려 다양한 연대의 리샤오룽 관련 기념 도서, 우표 및 프라모델을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에는 그의 생애를 소개하는 상설 전시관도 따로 마련돼 있다.
교육 업계에 종사하는 왕웨이(王?)는 본토 학생들을 위한 홍콩 수학여행을 계획할 때 홍콩 박물관의 리샤오룽 전시를 필수 코스로 넣는다. 그는 "리샤오룽이야말로 홍콩 대중문화의 중요한 일부"라며 "홍콩 사람이 구현하는 중국인의 기질과 정신을 대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웨이는 전시관에 걸린 '무법을 법으로 삼고 무한을 한계로 삼는다' '성공은 과정일 뿐 끝이 아니다' 같은 리샤오룽의 명언에 그만의 쿵푸 철학이 담겨 있다며 "리샤오룽이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깊었기에 쿵푸를 통해 중화 문화의 자신감을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콩 문화박물관, 홍콩 영화자료관 등 여러 곳에서는 최근 리샤오룽의 대표작이 잇따라 재개봉되고 있다. 린궈후이(林國輝) 홍콩문화박물관 총관장은 "그의 영화가 세계로 뻗어나간 것이 홍콩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격려"라고 강조했다.
리샤오룽의 학교 후배인 천더썬(陳德森) 감독은 최근 추모회에서 지난 1973년 학교 운동회 날 모교를 찾은 리샤오룽이 또렷하게 기억난다며 그가 자신을 액션 영화계로 이끌어 준 '스승'이라고 말했다. 리샤오룽에게 큰 영향을 받은 천 감독은 훗날 '시월위성(十月圍城)' 등의 쿵푸 영화로 세계에 중국인의 면모를 알렸다.
이처럼 리샤오룽의 영향력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리샤오룽의 영화는 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줬으며 영화?만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창작물로 재탄생해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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