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넝쿨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햇빛과 이슬, 양분을 흡수한다. 뿌리를 지탱하는 덩이줄기가 더욱 굵고 단단하게 자라난다. 이렇게 한 지역과 시기를 넘어 개방식 발전 형태를 띠고 있는 경제를 '고구마 경제'라고 한다. 저장(浙江)성 경제가 더욱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서 고구마 넝쿨처럼 번성해 나가고 있다.
◇지역과 시기를 뛰어넘는 개방 행보
지난해 5월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되자 천샤오쥔(陳曉軍) 리가오(力高)홀딩스 회장은 자사 제품인 캐리어를 끌고 유럽으로 향했다. 회사가 설립된 지 20여 년 중 이번이 가장 긴 출장이었다. 약 두 달간 10개국을 돌았다. 그는 팬데믹 상황에서 방문한 첫 번째 바이어로서 많은 신뢰를 얻고 주문을 확보했다.
팬데믹으로 상품·무역 시장이 급랭했고 캐리어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캐리어 연간 생산량이 3천만 개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가오홀딩스는 '해외 진출' '내실 강화' 전략을 펼쳤다.
리가오홀딩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안후이(安徽)성에 공장을 건설했으며 2011년 벨기에 유명 브랜드 헤드그렌을 인수했다. 이로써 현지 공장에서 국제 브랜드까지 강력한 핵심 사업을 구축했다. 2018년에는 캄보디아에 공장을 건설해 관세와 채용 부담을 줄였으며 주문량은 최근 3년간 2배씩 늘었다.
◇'고구마 경제'가 맺은 결실
링커(領克?Lynk&Co)자동차는 지리(吉利·Geely)자동차가 볼보자동차와 합자 형식으로 설립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다. 중국 내 25만 위안(약 4천832만원) 이상의 미들·하이엔드 자동차 수출의 역군인 링커자동차는 세계에서 문턱이 가장 높은 유럽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다.
과감히 인수에 나서지 않았다면 지난해 매출 1천480억 위안(28조6천84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고 성적을 낸 지리자동차는 없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위기 때 해외로 나가 세계적 브랜드를 인수하고 핵심 기술을 흡수하고 공장 건설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룽성(龍盛)그룹·리가오홀딩스 등 기업은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저장성의 민영경제는 기적을 이뤘다. 해외 진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시야가 넓어졌으며 능력이 향상됐다. 저장성 이외 지역으로 진출해 사업하는 저장성 사람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저장성은 지난 2003년 7월 '88전략'을 발표하고 대내외 개방 수준을 향상시킬 것을 제시했다. 집 앞 창업에서 시작해 전국 각지 투자,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 글로벌 공급망 분업 참여, 히든 챔피언 기업 성장에 이르기까지 저장성이 발전시킨 '고구마 경제'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으며 뿌리와 줄기도 양분을 흡수하며 더욱 더 튼실해지고 있다.
◇더욱 높은 차원의 개방을 향해
올 1월 저장성 위원회는 '고구마 경제'를 '1호 개방 프로젝트'로 업그레이드해 더욱 강한 근성·활력·경쟁력을 갖춘 '고구마 경제'를 구축할 것을 제시했다. 저장성 기업가들은 '고구마 경제'의 규모가 커졌으며 뿌리를 해외로 확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화리(華立)그룹은 세계에 6개의 해외 산업단지를 건설했다. 이 중 가장 먼저 건설된 태국의 라용공업단지는 운영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 왕리청(汪力成) 화리그룹 회장은 이들 단지에 200여 개 중국 기업이 입주했고 현재까지 외부로 이전하거나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느라 국내 공장 문을 닫은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제품의 해외 진출에서 기업·산업단지·자본의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저장성 경제는 개방 수준을 꾸준히 높이며 국내와 국제 순환이 연결되는 쌍순환(雙循環) 속에서 점차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e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포토&TV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