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지난해 6월 25일 베이징대 제1병원 부인과가 베이징 최초로 3갑(甲)종합병원에서 소아·청소년부인과를 신설했다.
개설 반년여 만에 소아·청소년부인과 신설 프로젝트를 맡은 인링(尹玲) 베이징대 제1병원 부인과 주임 의사는 매주 토요일 오전 의료진과 함께 20~30명의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그러나 진찰표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사실 소아·청소년부인과(Pediatric and Adolescent Gynecology, PAG)는 다른 나라에선 이미 80여 년 전에 생겨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진료과이지만 중국에선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다.
현재 소아·청소년부인과를 개설한 병원은 중국에서 소수에 불과하며 저장(浙江)대학 의과대 부속 아동병원 등 소수의 병원만 전일 진료를 제공한다.
반면 진료가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질병의 종류 역시 점점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게 인링의 설명이다.
중국의 소아·청소년부인과 발전이 지지부진한 원인으론 우선 전문의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데리고 소아과에 가면 부인과를 추천하고 일부 부인과에선 환자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소아과로 돌려보낸다. 어떻게 검사하고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 모르는 의사도 있다. 이렇게 제때 치료받지 못한 소아·청소년 환자는 병세가 반복되거나 심해지고 심지어 치료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
소아·청소년부인과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성인부인과의 '축소판'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동과 청소년의 생식기관과 내분비기능은 끊임없이 성장하기 때문에 치료나 장기적 관리 방법이 성인과는 다르다. 이로 인해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진찰, 처방, 수술, 치료 등에 있어 의사에게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며 환자의 향후 생활의 질과 생식 건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통 관념도 중국 소아·청소년부인과 발전을 발목 잡는다. 부인과 진료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부인과 진료를 결혼 후에야 받는 검사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녀 치료차 소아·청소년부인과를 방문하는 부모는 아이도 부인과 검사를 받을 수 있냐고 묻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링 주임 의사는 "중국 소아·청소년부인과 확장은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소아·청소년부인과 진료 및 병실을 만드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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