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고흥풍양초등학교 교장 이성룡시인, 네 번째 시집 펴내시집 '이팝나무 시인'(도서출판 혜지원) 출판을 축하하며
이번 시집은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시인이 시골생활에서 살면서 마주한 자연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풀, 꽃, 나무, 새, 뱀, 지렁이 등 동식물과 그 생태계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자연을 일구는 사람들도 발랄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근원이자 터전인 대지와 마을은 변했고 사람들도 흩어져 공동체의 일원이 아니라 익명의 객체로 존재하고, 다정했던 어른들은 이승을 떠났다. 그 쇠락한 마을과 골목에는 상실감과 그리움이 짙게 묻어난다.
한편 사라진 것에 대한 그리움과 현실 부조리에 대한 탄식을 내뱉으면서도 「서풍에 밀려온 아프로디테」, 「비자나무숲에서」, 「오래된 부부」 등 이전 시집들에거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시인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여전히 살아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울다가 웃게 만드는 장면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시인은 현재 고향의 모교인 풍양초등학교에 재직중이며 동시 작가 모임인 '별밭문학회' 에서 해마다 동시집을 펴내고 있다.
이팝나무 시인
이팝나무가
시를 쓰고 있다
해와 바람의 언어를
오월의 신록에
필기체로 쓰고 있다
연둣빛 이파리마다
순백의 잉크로 쓰는
이팝나무의 서정시
찬란한 스무 살과
스무 살의 슬픔에 관하여
혹은 오래된 부부의 풋풋함에 관하여
지상의 뭇 사연들을
생생하게 쓰고 있다
오월의 백일장 장원
이팝나무 시인은
순도 백의 무결점 시를 쓰고
나는 이팝나무 시인의 애독자
시시각각 발매되는
이팝나무 시집을
이팝나무 아래서 구독한다
-「이팝나무시인」 전문
<저작권자 ⓒ 시사e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