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K1)에 승리하며 하위리그의 반란을 일으킨 김포FC(K2) 고정운 감독은 스스로를 증명해낸 선수들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2일 치러진 2023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김포FC(이하 김포)가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김포는 후반 11분 강성진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4분 장윤호의 동점골과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16강에 진출했다.
경기 전 고정운 감독은 홈에서 상위리그 팀인 FC서울과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 감독은 “김포 시민들이 FC서울과 같은 강팀과의 맞대결을 볼 기회가 흔치 않다. 선수들은 오늘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늘 경기는 우리에게 증명의 자리”라 말하며 선수들에게 스스로 책임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선수들은 스스로를 증명하는 데 성공했을까. 김포는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 기회로 많은 기회를 가져왔다. 후반 11분 강성진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장윤호가 이내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승부차기 접전 끝에 FC서울을 꺾었다. 경기 후 고정운 감독은 “선수들이 오늘 스스로를 증명해냈다”며 “김포만의 조직적이고, 활동적인 경기, 구단의 발전 방향성에 맞는 경기를 해주었다. 리그 2, 3승보다 더 의미 있는 훌륭한 경기였다'고 극찬했다.
승부차기에서는 김포 선수들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FC서울은 2번 키커 황현수와 4번 키커 이승준이 실축한 반면, 김포는 4번 키커 윤민호까지 모든 선수가 승부차기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고정운 감독은 “(연장전을 마친 뒤) 승부차기를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이 보였다. 지는 건 감독인 내가 책임질테니 자신 있게 차라고 했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2013년 시민구단으로 창단한 김포는 2021년 고정운 감독이 부임한 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팀이다. 2021년에는 K3리그 챔피언십에서 천안시축구단(현 천안시티FC)을 꺾고 우승했고, 2022년에는 프로 가입이 승인돼 K리그2로 승격했다. 프로 2년 차인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무패(2승 3무)를 기록 중이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FA컵 16강에 진출했다. 고정운 감독은 “작년보다는 좋은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 상황에 맞는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 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3,300여명이 넘는 많은 관중이 김포솔터축구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고정운 감독은 “오늘 경기는 앞으로 구단의 방향성, 비전을 알 수 있었고, 성장한 모습이 느껴진 의미 있는 경기”라면서 “팬분들의 응원이 우리의 원동력이었다”며 홈경기를 찾아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