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최근 지식재산권(IP)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비즈니스 초기 단계에는 기업이 빠른 수익을 내기 위해 마케팅에 돈을 쓰는 경향이 있지만 이제는 수익 창출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IP 확보를 위해 감수하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제조업체 잉퉁(鷹瞳)과학기술회사는 특허증으로 채워진 벽이 자랑거리다. 지난 2015년 설립된 회사는 500개가 넘는 발명·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IP 관리에 상당한 지출을 했다. 2020년 8월, 중국 의약품 당국은 잉퉁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진단 소프트웨어를 임상용으로 승인했다.
회사는 전국 대형 병원과 협력해 과학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에도 자주 게재됐다.
우샤오레이(吳曉磊) 잉퉁 부총재는 IP는 기업의 투자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업은 효과적인 운영을 통해 무형의 IP를 부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청자동차(長城汽車·GWM)는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기 위해 가성비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창정자동차가 매년 1억 위안(약 183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IP에 투자해왔으며 수년 연속 민영 자동차 제조사 중 특허 보유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창청자동차는 최근 수년간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으며 특히 신에너지차와 스마트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성능 향상과 디자인 개선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권위 있는 디자인 특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오프로드 차량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둬 판매량이 28만 대를 돌파했으며 200억 위안(약 3조6천600억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얻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많은 민영 기업이 IP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2000년대 초, 한 유럽 전시회에서 창청자동차의 디자인 독창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적이 있다. 10년 전에는 높은 가성비로 유명한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인도에서 특허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성장통을 겪으면서 중국 기업들은 비용 경쟁에서 IP 경쟁으로 시선을 돌렸다.
장보(江波) 톈센트 부총재는 '제12회 중국 지식재산권 연례 콘퍼런스'에서 2020년부터 R&D에 1천800억 위안(약 32조9천400억원)을 투자해 왔다고 밝혔다. 톈센트는 특허 출원 및 라이선스 부문에서 글로벌 인터넷 대기업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개방형 라이선스를 통한 첨단 기술의 공유도 톈센트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됐다.
장 부총재는 IP 투자 수익을 설명하면서 "과학기술 혁신을 더하기라고 한다면 IP는 곱하기"라면서 "이런 곱하기 효과를 잘 활용하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IP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안 중국 정부는 특허법을 개정하고 특허 침해와 같은 불법 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등 관련 법률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IP 규제 당국은 보호 센터를 설립해 중소기업이 IP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저비용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P는 부가가치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베이징의 제약회사 우허보아오(五和博澳)는 혈당 수치를 낮추는 의약품 개발을 주도하며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농민들의 빈곤 퇴치를 돕고 있다.
회사는 21년에 걸친 연구 끝에 뽕나무 가지에서 추출한 강력한 활성 성분을 사용해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했다. 우허보아오는 해당 신약과 관련된 특허를 5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우허보아오는 뽕나무 자원이 풍부한 빈곤 지역인 광시 허츠(河池)시에 생산 기지를 설립했다. 그간 뽕나무 잎을 이용해 누에를 기르는 것이 이 지역 농가의 주요 산업이었기 때문에 뽕나무 가지는 쓸모가 없어 버려져 왔다.
장링민(蔣靈敏) 우허보아오 개발부 총감은 2020년 신약이 출시된 후 지역 농가 소득이 30~40%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 가치 창출을 위해 IP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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